저자 한정갑은 법명은 지유(智諭). 1961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영남불교문화의 친숙한 환경에서 성장한 후 부산 소림사 고불을 거쳐 부산대학교 불교학생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포교사단, (사)파라미타 등의 실무를 맡아 전국 사찰을 주유하였으며 한겨레문화센터, 조계종포교사단, 조계종 템플스테이사업단, 서울시 노인복지센터 문화재 답사 강사를 맡아왔다. 현재 파라미타 청소년협회 문화재모니터링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명찰답사 33』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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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은 불교의 가르침에 의해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수행자들이 살고 있는 곳이며, 그 가르침을 보위하는 출가자와 재가자들이 함께 모여서 정신적인 가치를 향상시켜 가는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1600여 년 전부터 민족적인 정신가치로 불교의 가르침을 수용한 이래 전통사찰은 단순한 한 종교의 근거지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오랜 경험과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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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은 신앙의 대상인 불상이나 보살상 등을 모신 건축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인도에서는 부처님을 금빛이 나는 분이라는 뜻에서 금인(金人)이라 하였다. 그래서 신라 시대에는 부처님을 모신 집을 금당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부처님 몸의 색이 금색, 곧 은은한 자줏빛이 풍겨나는 자금색을 띤 금색의 몸을 가진 부처님을 모신 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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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구조가 불교의 세계관을 파악하면 알 수 있는 것이라면, 사찰의 각 구조물에서 보이는 중생들의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10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 사찰 배치도에 담긴 불교의 교리와 의미
1부에서는 사찰의 배치도와 함께 진입해 가는 순서대로 불교 교리를 설명한다. 불교에서 수미산 정상은 천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 곳이다. 수행자는 이곳을 통과해야 궁극적인 깨달음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 사찰은 그 수미산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수미산에 가기 위한 여러 관문이 사찰의 구조와 배치에 담겨 있다. 저자는 불교의 교리를 설명하면서 사찰의 배치도와 구조에 깃든 불교적, 문화적 상징에 대해 심도 깊게 설명한다.
2부에서는 지옥세계에서 완성의 세계로 이어지는 중생의 윤회세계와 우리나라에서 신봉되는 불상을 설명하였다. 사찰의 각 구조물에 보이는 중생들의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10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10세계에 대한 저자의 상세한 설명은 석가모니불, 미륵불, 불교 탱화 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탑, 부도, 비문, 석등 사찰 조형물에 대해 분석
3부에서는 탑과 석등에 대해 설명하고, 시대에 따라 변천한 탑의 양식에 대해 상세히 분석한다. 우리나라 탑의 재료는 주로 나무와 돌로, 특히 화강암을 많이 사용하였다. 이러한 탑과 석등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천했다. 저자는 삼국시대에 각기 달랐던 탑의 특징, 이후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를 지나면서 탑의 모양이 시대 배경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현존하는 탑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4부는 목조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도모한다. 사찰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목조 건축물에 대한 용어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돌과 흙을 쌓는 방법인 기단, 기둥 수와 모양에 따른 양식, 안과 밖을 구분하는 벽면과 창호 등 사찰을 이해하기 위한 세부적인 양식에 대해 알려준다.
▶ 문화재에 깃든 사람들의 이야기
문화재 해설이 당대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그 문화재의 관계성을 풀어내지 못하면 그것은 나의 삶과 관계없는 신기한 구경거리에 불과할 따름이다. 문화재 해설에 스토리텔링 기법이 도입되고 인문학 개념이 더해지는 것은 문화재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경험을 담고 있는 조형물이라는 배경에 연유한다.
그러므로 사찰 조형물의 불교적 해석은 그 문화재가 가진 뜻을 이해하는 것이며, 그 문화재를 조성한 사람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현재 나의 삶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찾아보게 하는 것이다.